2024/10 5

<작별하지 않는다> by 한강

라는 제목으로 2025년 2월이나 되어야 영문으로 출간된다고 한다. 미 발표된 노벨문학상 작가의 작품을 원어로 해외에서 먼저 접할 수 있는 특권을 맛보며, 개인적으로는 10월 동안을 작가 '한강' 스페셜로 보낸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 책을 처음 접하는 분들께는, 책을 읽기에 앞서, 제주 4.3항쟁에 대하여 youtube나 웹검색으로나마 간략하게 기본정보를 먼저 접하기를 권하고자 한다. 그리하면, '한강' 작가가 얘기하고자 하는 바와 좀 더 가깝게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처음 몇 페이지를 넘기다 보니, 마치 의 연작소설 느낌이다. 작가의 다른 소설 내의 3장이 각각 단편으로서, 그러나 하나의 이어진 작품으로 다가왔던 바과 같이, 의 연장선을 이어가는 것처럼 다가온다.  나(경하)의 꿈..

<채식주의자> by 한강

에 이어 한강 작가의 다른 작품을 손에 쥔다. 이미 영화로 또는 수상이력으로 이 작품의 제목은 나도 어렴풋이 들어 본 것 같다. 작가와 같은 도시에서, 같은 세대를 거치며, 또 같은 사회를 겪으며 자라왔지만, 나는 도무지 체험할 수 없었던 여성이 가졌던 내적 분노, 타협, 무력감 등을 엿본 것 같다. 세 개의 단막으로 구성된, 각 장은 발표시기와 발표된 책자가 서로 다르기도 하다. 이렇게 각각이 한편의 단막극이지만, 또한 모아놓으니 하나의 작품이었다.  채식주의자작품속에 나오는 '영혜'가 갑자기 채식을 고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갑자기 온통 '피'에 묻힌 손, 입, 얼굴, 날고기를 씹어대는 그런 혐오의 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래서 고기를 완강히 뿌리치고, 채식만을 고집하는 '영혜'..

<소년이 온다> by 한강

에필로그까지 모두 읽고,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다. 입 밖으로 대뇌이는 한 마디... '고맙다', 그리고 '다행이다...'이다. '노벨문학상'이 아니었더라면, 과연 우리의 이 역사가 다음세대에 제대로 전달될 것인가? 우리의 이 이야기가 세상에 제대로 알려질 것인가? 이제 세계의 모든 이들이 읽고 판단할 것이다. 이 비극적인 시대와 상황이 소설의 배경이 될 수 밖에 없었던 내 나라, 내 조국에 대한 안타까움은 있지만, 적어도 인간으로서의 '양심'을 전 세계적으로 공유할 수 있겠다. 정치를 논하자는 것이 아니다. 정쟁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 영어로서의 타이틀이 인 바와 같이, 이 상황을 만든 인간, 이를 겪어간 인간, 그들의 주변인들의 삶을 보자는 것이다.  어린시절 나는, 북한군들은 늑대의 모습으로 나오는..

<무기여 잘 있거라> - 어니스트 헤밍웨이

이 책이 나의 ebook reader에 들어 있은지, 두 서너 달은 된 것 같다. 다른 책들을 읽게 되는 경우가 계속해서 생기다보니, 계속 미루고 있던 터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의 커져만 가는 전쟁 확산, 그리고 시민학살의 광기를 매번 뉴스에서 접하다보니, '전쟁'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을 그냥 보내고 싶지 않았다. 다른 이의 죽음은 있지만, 나의 죽음은 없는 것처럼 살고 있는 '나', 다른 이에게 '전쟁'은 있지만, '나'에게는 '전쟁'이 없다고 살고 있지는 않는가? '전쟁'의 피해를 받은 이들의 고통은 어떨까...? 그리고 그들의 삶은, 인생은...? 마침내는 나라, 년도나 날짜, 지명, 도로번호 등의 숫자 같은 것으로만 남고, 그 안에 있던 사람들의 슬픔, 고뇌, 아픔, 이야기 등..

<여자의 일생, 단편선> - 기 드 모파상

'기 드 모파상(Guy de Maupassant, 1850~1893)', 짧은 인생을 살고 갔다. 신경질환을 앓고, 정신병원에 있다가 죽음을 맞이했다고 한다. 문득, '니체'의 생의 마감도 정신병원이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스쳐간다. 소설 을 읽으면서 받았던 삶 속에 내재한, 아니, 삶 속에 필연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그러나 마치 그것이 없는 것처럼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관찰하던 '알베르 카뮈'의 시선에 대한 감동을 갖고 있었다. 그런 '카뮈'에 관한 글을 읽다가, 우연히 '모파상'의 글들을 읽었었다던 문구가 머릿 속에 지워지지 않고 있었고, 그렇게 작가 '모파상'의 작품에 대한 독서의지는 나의 내면 어딘가에 간직되고 있었다. 마침, 최근 에 이어, '셸리 리드'의 을 읽고, 이 추세를 이어, 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