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독서 후기

<시지프 신화> by 알베르 카뮈

하늘 독서 모음 2024. 12. 15. 13:07

카뮈의 소설 <이방인>을 좀 더 깊이있게 이해하고 싶기에 그의 철학에세이 <시지프 신화>의 책장을 넘긴다. 누군가로부터 <이방인>을 읽을 때는 <시지프 신화>를 같이 읽어야 한다는 조언을 듣기도 했던 참이다. 카뮈의 철학에세이 격인 <시지프 신화>, 소설 <이방인>, 그리고 희곡 <카리굴라>, 이렇게 3편의 각각 다른 형태의 작품으로 그의 부조리가 세상에 소개되기도 하였다.  

 

목차의 소제목을 살펴보면, 부조리의 추론 / 부조리한 인간 / 부조리한 창조 / 시지프 신화, 이렇게 4개의 주제로 그의 철학세계를 논한다. 카뮈의 사상을 논하며 자연스럽게 포함시켜 놓은 각 철학자들의 사상 또는 작가들의 작품 등을 살펴 볼 수도 있었는데, 이를 통해, 젊었던 카뮈의 지적탐구에 대한 열망과 방대하며 심도있던 사고의 탐구에 대한 감탄을 연발하기도 한다. 생의 반세기를 살았음에도, 나는 그가 20대 후반에 남겨놓은 철학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냥 읽으며 지나가는 부분도 무수히 접혀 있다.     

 

'참으로 진지한 철학적 문제는 오직 하나뿐이다. 그것은 바로 자살이다.'라는 문장으로 그의 <시지프 신화>는 시작한다. 인생의 살 가치가 없어서 죽음을 선택하는 경우나, 살아갈 이유를 부여하는 이념 혹은 환상을 위해 그 목숨을 바치는 경우도 있음을 생각하며 부조리를 하나의 출발점으로 삼고 글을 이어간다. 

 

책장을 넘기면 넘길수록, 밑줄 그어 놓은 부분은 각 페이지마다 가득하게 된다. '지금은 이해가 되지 않더라도...다음에 읽을 땐 좀 알겠지?'하며 자기 위로를 하며 그대로 책장을 넘긴다. 게다가 키르케고르, 셰스토프, 쇼펜하우어, 사르트르, 도스토예프스키 등 이미 카뮈의 시대 이전 혹은 동시대의 영향을 준 철학자, 작가들이 논하는 사상들을 담고 있다. 이는 세상의 부조리를 논함이 하루 아침에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라, 이미 세대를 거쳐오며 의구심들을 품어왔던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겠다. 물론, 나의 경우는 열심히 주석을  따라가는 데에 의의를 둔 정도이지만... 

 

그러나, 어렵게 읽어가는 와중에서 그가 논하는 부조리의 모습이 조금은 만져지는 듯 하기도 하다. 아니, 냄새정도는 맡는 것 같기도 하다. 이렇게 지반을 조금이라도 다지고, <이방인>을 다시 읽어 가보니, 이전에 안보였던 '뫼르소'의 모습이 보이기도 하고, 이해하지 못했던 '뫼르소'의 감정이 느껴지기도 하다. 사형집행을 앞두고 환희의 기쁨을 느끼는 뫼르소가 조금이나마 손에 잡힐 듯 하는 느낌을 얻는다. 

 

시지프스의 형벌을 생각하리라. 우리의 반복되는 일상의 권태 속에서 허망의 늪에 빠져 있을 것이 아니라, 그에 대한 아름다운 반항으로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나를 봐야 하리라. <반항하는 인간>에서 '나는 반항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문장을 남긴 카뮈의 생각이 잡힐 듯하며 마음 속의 여운을 남긴다. 그리고 살아가야 하는 삶에 대한 애정이 부조리한 세계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기에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