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카레니나 3권, 마지막 페이지의 마지막 문장, '나(레빈)는 삶에 그것(선 善)을 불어넣을 힘이 있다!'에 나의 형광펜이 칠해진다. 그리고는 나는 안나가 기차에 몸을 던져 자신의 삶을 마감한 장면을 떠올린다. 키티-레빈 커플과 안나-브론스키 커플의 대조되는 결말을 되새김질해 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그동안 로맨스나 여인의 삶에 대한 스토리에 관심이 없던 내가 '톨스토이'라는 남성작가가 표현한 섬세한 여성들의 생각, 느낌 그리고 사랑 등에 대한 이야기를 경험한 3주간(1권~3권)의 여정이었다. 내가 즐겨 읽었던 '삶'에 대한 주제라던가, 깊이 생각해 볼 만한 것에 대한 물음에 대한 내용은 아니었지만, 등장인물의 속내를 이리도 섬세하고 자세하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작가의 인간관찰에 대한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3권의 대략적인 내용으로는, 키티와 레빈의 결혼생활, 레빈이 느꼈던 아내를 대하는 다른 이들에 대한 질투와 같은 불편했던 감정, 그러나 결국은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키티-레빈, 그리고 그들의 아기 출산에 이어, 레빈은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대할지를 마지막 문장에 남긴다. 반면, 겉으로 나타나는 행복한 안나-브론스키의 관계, 그러나 '사랑'의 형태가 '집착'이 되고, '의심'이 되고, '불신'이 되는 안나의 내적 변화, 결국엔 브론스키를 가장 괴롭게 하는 것이 자신의 죽음이어야 한다는 결론을 짓게 된다. 그녀의 불안과 불신은 브론스키를 처음 보게 되었던 기차역, 그때 자살한 어느 여성과 같이, 어느 기차역에서 자신의 몸을 던져 죽음을 선택하였다. 계획적인 자살이라기 보다는 충동적인 자살을 선택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야기는 안나의 죽음으로 소설을 끝내지는 않는다. 그 이후, 레빈이 갖고 있던 '나는 무엇인가? 나는 어디 있는가? 그리고 왜 내가 여기있는가?'와 같은 삶에 대한 탐구에 열정적인 레빈을 묘사하는 데에 많은 양을 할애한다. 결국, 철학, 종교의 관점을 touch하다가, 마침내는 선한 삶을 살아가야 겠다는 레빈의 의지를 남기며 3권의 대장정을 마친다. 이 마지막 부분을 작가 '톨스토이'가 남기면서, 여전히 '삶'에 대한 고찰이 인간이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는 과제임을 알려 주고자 한 건 아닌가 싶다.
책을 읽고 난 후, 이미 익히 들어 유명한 영화를 검색해 보기 시작했다. 다양한 시기에, 다양한 감독에 의해, 드라마 시리즈로 혹은 영화로도 여러 세대에 걸쳐 사랑받고 있는 작품이다. 드라마를 보자니, 너무 많은 분량이기는 하고, 결국은 Youtube에 누군가 공개해 놓은 영화편(https://youtu.be/acFldAIYz-M?si=g-6JJ5miVytNCCzo&t=1)을 찜해 놓고, 영상에서는 어떻게 표현했는지 기대를 안고 볼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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