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독서 후기

안나 카레니나 (2/3) by 레프 톨스토이

하늘 독서 모음 2024. 8. 27. 10:00

이 소설을 읽어가면서, 각 등장인물의 감정이나 생각을 담아내는, 깊이있고 사실적이며 생동감있게 묘사하는 작가 톨스토이의 모습이 떠오른다. 어두운 밤, 희미한 빛에 의지하며, 그의 현란한 펜의 춤사위를 그려보게 된다. 어떻게 한 작가로부터 이렇게 다양한 인물의 속성들이 마치 실제 인간들의 모습인양, 그 속내를 나타낼 수 있을까? 마치, 실제 벌어지고 있는 인간의 모습처럼 말이다. 뿐만 아니라, 각 이야기를 풀어가는 데에 있어서의 정치, 역사, 종교 등의 삶의 다방면에 걸쳐져 있는 방대한 지식이 작품속에 사실적인 묘사로 녹아져 있는 것을 보면, Fiction으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마치 실제 이야기들을 읽고, 보는 느낌이다. 새삼, 톨스토이가 이 작품을 얼마동안 썼을지가 궁금해져 검색해보니, 4년의 기간을 거쳐 탄생한 작품임을 알게 되었고, 그 기간동안 그의 모든 삶의 발자취를 간접적으로나마 생각해 보게 된다. 

 

이제 마지막 권을 남겨놓은 상태에서, 2권의 내용은 대략 아래와 같다. 

키티의 병 회복 후 모스크바로 돌아오며 1권이 끝난 것에 이어서, 그녀와 레빈과의 우여곡절 끝에 다시 만남이 이루어져 결국엔 결혼까지 하게된다. 나이 많은 카레닌에게 젊은 시절 결혼하게 된 안나, 남편의 사회적 지위의 상승과 더불어 그녀에게서의 삶은 '사랑'이 없는, 아마도 격식 또는 허식의 삶이었지 않았을까? 최소한 안나에게서의 남편 카레닌은 위선적이며, 미움의 대상이었고, 그녀의 생활은 밧줄로 묶여 있던 삶이었다. 이 때, 그녀에게도 브론스키라는 사랑의 대상이 나타났었던 것이며, 브론스키 또한 안나가 자신의 유일한 사랑이었음을 믿고 있었으니, 그 둘의 관계로부터 아기를 갖게 되고, 각자의 자리를 벗어나 둘만의 사랑을 위하여 외국으로 나가게 된다. 브론스키는 자신의 직업적 career를 포기, 안나는 이혼도 하지 않은 채, 어린 아들을 남편에게 남긴 채.... 이탈리아에서 안나와 브론스키 둘의 시간을 보내고, 브론스키의 영지(시골)로 가기 위한 정리작업을 하기 위해 다시 모스크바로 오게되고... 안나는 자신의 아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아들을 찾아가 보고, 그런 모습을 남편인 카레닌이 보게 되고, 또한 러시아의 사교계를 일부러 참석하여 타인들로부터 경멸과 멸시를 받게 된 안나, 또한 다시는 사교계에 어울릴 수 없다는 확신을 한 브론스키와 같이 그 둘은 시골로 떠나며 2권을 마친다. 

 

나는 2권의 5부를 읽는 동안, 예전에 읽었던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작품이 머리속에 스치기도 하였다. 사진작가였던 로버트 킨케이드와 시골 가정의 주부였던 프란체스카와의 만남, 사랑 그리고 헤어짐... 그 이별은 죽기까지 가져가는 애틋한 그리움을 갖게 했던 그 이야기가 떠올랐다. 다시 본 작품으로 돌아와, 안나는 굳이 '어린아들을 남기면서까지 내연남과 외국으로 나가야 했을까?', '자기가 보고 싶다고, 남겨졌던 어린 아들에게 찾아가 보는 것이 바른 엄마로서의 행동이었을까?', '사교계에 나가면 손가락질 받을 껄 알면서 굳이 왜 나가려 했을까?' 등등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3권에서는 어떻게 이 대장정의 이야기가 결론지어질 지 기대하며 2권에 대한 리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