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독서 후기

안나 카레니나 (1/3) by 레프 톨스토이

하늘 독서 모음 2024. 8. 19. 07:30

한 권당 최소 500여 페이지의 분량, 총 3권... 방대한 분량이다. 그러나 살면서, 이 책 제목을 듣지 않고 살아 온 이는 없었으리라. 나 역시도 수도 없이 들어는 봤지만, 일단 3권의 책이라는 방대한 양에 대한 거부감이 먼저 앞을 가로막았다. 그러하기에, 아마도 '읽어볼까?'하며 우물쭈물이라도 해 보지 않았던 것 같다. 혹자는 영화로라도 접했을 테지만, '한 여자의 일생에 관한 이야기이겠거니...' 지레짐작하며 내 생각의 테두리 한 구석에서만 자리하고 있던 책이었다. 그러나, 최근 이 소설을 읽어보고 싶다는 동요를 불러일으켜 준 <바다>님이 있었고, 마치 내가 읽어봐야 할 때인 것처럼 다가왔고, 이렇게  첫번째 권을 마치고 간략하게나마 소감을 남기고자 한다.

 

철학적 삶의 고찰, 생각하게 하는 명언, 나의 탐구 등의 이런 느낌이라기 보다는, 다양한 등장인물들, 그리고 그들의 내면의 생각, 행동, 벌어지는 사건 등의 이야기가 영화의 장면을 보고 지나가듯 재미를 주는 시간이었다. 마치 영화의 scene이 각각 펼쳐지며 보이는 느낌, 그래서 중간에 책을 덮게 되면, 마치 인기있는 드라마가 끝나서 그 다음주를 기다려야 하는 그 안타까움에 분해하는 느낌의 연속이라, 불과 한 주도 지나지 않고 첫번째 책을 마치게 되었다. 등장인물간의 사랑, 가족, 출세의 이야기, ~~인 척 하는 위선 등의 이야기로 담긴 각 페이지를 넘기는 맛이, 마치 아이스크림을 먹고 즐기면서 끝에가서는 남아있는 쵸콜릿을 먹고, 그 다음을 또 자극하는 단맛의 이어짐이라고 할까...그런 맛이다.    

 

키티에게 청혼하는 레빈, 그리고 그 청혼을 거절한 키티, 그런 키티는 브론스키와의 결혼을 마음에 두고 있다. 키티가 브론스키를 결혼의 상대로 내정하게 된 배경엔 의식적 혹은 무의식적인 엄마의 입김(?)이 있었고... 그런 브론스키는 새로 등장하는 유부녀 안나에게 첫 눈에 반하고, 결국 브론스키에게는 안나만이 오직 그의 사랑의 대상이며 이상일 뿐이다. 결국, 그 둘의 관계는 사랑의 관계가 된다. 한편, 키티는 상사병으로 외국으로 요양을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친구 바렌카를 만나게 되었으며, 키티의 병은 완쾌되어 다시 모스크바로 돌아가며 제 1권은 이야기를 마친다. 간단하게 이야기의 흐름을 나열했지만, 이 안에 담긴 각 사건, 등장인물들의 내면의 생각들의 흥미진진함은 직접 책에서 경험해 보길 바랄 뿐이다. 

 

이 방대한 이야기를 풀어가는 작가 톨스토이가 남겨놓은 재미와 긴장감에 대한 기대를 안고, 조만간 2권을 열어볼 참이다. 아마 그 때는 내일일지도...모.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