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이어 한강 작가의 다른 작품을 손에 쥔다. 이미 영화로 또는 수상이력으로 이 작품의 제목은 나도 어렴풋이 들어 본 것 같다. 작가와 같은 도시에서, 같은 세대를 거치며, 또 같은 사회를 겪으며 자라왔지만, 나는 도무지 체험할 수 없었던 여성이 가졌던 내적 분노, 타협, 무력감 등을 엿본 것 같다. 세 개의 단막으로 구성된, 각 장은 발표시기와 발표된 책자가 서로 다르기도 하다. 이렇게 각각이 한편의 단막극이지만, 또한 모아놓으니 하나의 작품이었다. 채식주의자작품속에 나오는 '영혜'가 갑자기 채식을 고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갑자기 온통 '피'에 묻힌 손, 입, 얼굴, 날고기를 씹어대는 그런 혐오의 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래서 고기를 완강히 뿌리치고, 채식만을 고집하는 '영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