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채식주의자는 나에게 서로 다른 계절에서 온 느낌이 들 정도로 개성?이 뚜렷한 인물들이 가족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서로에게 주는 통제와 폭력성을 극단적으로 보여준 책이였다.
어렸을 적 아버지로부터 오는 폭력은 어린나이의 영혜가 피할 수 없는것이였고, 그 폭력에 대한 기억과 생각은 아버지가 처참하게 죽인 개를 스스로 먹었던 사건과 함께였을 것이다. 개의 살점을 먹었던 것, 즉 죽은 고기를 먹는 것은 결국 동물이 받는 그 폭력성을 같이 먹어 나의 살점이 된다고 그녀는 생각했을거 같다. 성인이 된 영혜 입에 억지로 고기를 쑤셔 넣으려하는 아버지에게 저항하며 스스로 손목을 그어보이는 지점부터 등장 인물들이 서로에 가하는 폭력이 그려지기 시작한다. 의도튼 의도하지 않든, 모든 인물들이 대화는 단절되어있고, 서로에게 각자의 방식으로 상처를 주고 받는다. 영혜는 살아오면서 마주한 모든 폭력과, 스스로 자신도 육식을 하는 동물이기에 다른 동물의 생명을 뺏어서 먹고 살았던 삶에서부터 폭력을 거부하는 ‘채식주의자’가 되고자했다. 형부와의 엽기적인 사건이 없었더라면 조금은 독특한 삶을 사는 정도로 그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그 사건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해서는 후에 아얘 식물이 되어버리려고 헸던 그녀의 정신은 어느 선을 넘어가 버렸다고 느껴졌지만, 이미 도가 지나친 폭력을 경험한 주인공에게 인간의 몸은 의미가 없는 지경이 되었을거라는 추측만 할 수 있었다.
나는 지금 채식주의자가 아니지만 20대 때 고기를 먹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고, 이 소설을 읽으면서 그때의 내 심리를 되돌아 보지 않을 수 없었다. 고기를 멀리했던건 시작은 단순히 살을 빼보려는 다이어트 때문이였고 종교 때문도, 다른 어떤 거창한 이유도 없었다. 나는 약 3년간 고기를 먹지 않았었는데, 그 당시 뭔가 내 안의 저돌성, 화?? 이런 강렬한 감정상태들이 확실히 줄어들었던거 같다고 그 당시 느꼈던 기억이있다. 희한하게 고기를 먹지 않았던 그 당시 나는 상대에게 건내는 말이나 행동에서도 공격성이 덜했다고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스님들이 고기를 먹지 않는 이유도 단순히 살생하지 않는다는 신념 넘어서, 먹게되는 동물에게 누적되어있는 수없는 야만과 폭력을 피하려고 하는것에 있지 않을까? 한강 작가가 채식을 해보았던 경험이 있었는지 문득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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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 읽는 삶 회원 '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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