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밀란 쿤데라'라는 체코의 작가를 <참을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란 책에서 접하게 되었다. 그 작가와 같은 국적이지만, 바로 한 생애 전의 작가 '프란츠 카프카'라는 이름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었고, 어떤 책이 있을까 하는 궁금함이 생기는 와중에, 한가한 토요일 오후를 즐기기 위해 손에 쥔 책이다. 길지 않고 단번에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읽어가는 중에 언뜻 영화에서 본 것 같기도 하다라는 기억도 났고, 찾아보니 역시 영화로도 이미 소개가 되어있는 작품이다.
"Metamorphosis". 어느날 아침, 잠에서 깨어난 주인공 '그레고리'는 그의 침대에서 흉측한 벌레로 변해있다. 어제까지만 해도 그레고리는 한 가정의 맏아들이었고,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며 싫은 직장을 억지로 다니고 있었고, 자기 여동생을 음악학교에 보내기 위해 경제적인 support를 해 주고자 했었다. 그러나 오늘, 그렇게 변해있는 벌레(주인공)와 그 벌레를 보고있는 가족간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이 책에서는 주된 내용으로 담고 있다. 흉측하게 변해있어 두려움이 생기는 존재, 또한 역겹고 더러움에 같이 있을 수도 없는 존재, 그러나 아들이고, 오빠라는 가족의 구성원이었던 존재, 생계유지를 위해 일하면서 점점 소홀하게 관리가 되는 존재, 결국엔 그 벌레(주인공)가 죽었는데, 왜 죽었는지는 죽고난 후에야 알게 되고, 그렇게 그 존재는 기억속에서 사라지고, 앞으로 새로운 곳에서 어떻게 살아갈까 궁리를 하고 있는 가족...그렇게 소설의 이야기는 끝마치게 된다.
읽어가면서 어떤 철학적인, 또는 심오한 뜻이 담겨있나 하며 생각을 하기보다, 영화를 보는 듯한 재미를 가진 시간이었다. 그렇지만, 작가 자신이 마치 이야기 속의 '벌레'라고 가정을 하고, 그를 보는 주위의 시선 혹은 가족(특히 엄했던 아버지)의 시선을 말하고자 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없앨 수는 없었다. 끝으로, 책에서 소개된 '프란츠 카프카' 작가의 삶에 대하여 간략하게 남긴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현대문학의 영원한 거장으로 자리잡은 카프카. 그 이름만으로도 수없이 화두가 되어 왔으며, 그 위대함은 늘 새롭게 다가온다. 현대인의 고립감을 절묘하게 표현해 낸「변신」의 작가인 그는 유태인으로 태어났으나 유태교도도 아니었고 그렇다고 기독교인도 아니었다. 독일어를 사용했지만 독일인도 아니었고, 프라하에서 태어났지만 체코인도 아니었다. 일상적인 가정생활을 포기하면서까지 작가이길 원했지만 완전한 의미의 작가도 아니었다. 그는 많은 세계에 조금씩 속하면서 그 어느 것에도 속하지 않는, 태어나면서부터 '이방인'이었으며, 숙명적으로 고독의 짐을 지고 살았다. 구스타프 야노우흐라는 사람이 물었다. "그렇게까지 고독하십니까?" 그 질문에 카프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카스파르 하우저같이 말입니까?"라고 덧붙여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카스파르 하우저보다 훨씬 더합니다. 나는 고독합니다. - 프란츠카프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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